ARTIST'S STATEMENT
고궁을 거닐다 진짜 ‘나’를 발견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겉으로 화려한 깃털을 펼친 공작새와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그 내면에서는 엄격한 규율을 따르고 있는 고궁에 사로잡혔다. 그곳에는 날개를 펼쳐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자유로움과 그와 대비되는 통제와 규율이 공존하고 있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유를 갈망하지만, 자신을 채찍질하는 자기 통제력 없이는 그 어떠한 것도 누릴 수 없다. 자유롭기 위해 더 강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언뜻 보면 모순되는 것 같으면서도 그 양면의 성격이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때는 내가 누구인지 나 자신을 규명하려 한 적 있었다. 간단명료하게 내가 누구인지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문장으로 나를 표현하려고 하니 오히려 모든 것이 복잡해졌다. 불현듯 고궁을 거닐다 깨달았다. 고궁이 자유와 통제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듯 나 또한 양면적이고 다면적인 파편들이 모이고 쌓여 한마디로 규명할 수 없는 오늘의 ‘나’라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 말이다.
살다 보면 모순되고 양립되는 조각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어 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가늠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 복잡한 실타래 안에 들어가 모든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해본다. 그렇게 마주한 실타래는 결국 내가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 나 스스로가 만들어낸 복잡한 이야기 속에서 헤매다 진짜 ‘나’를 고궁에서 찾았다. 불현듯 고궁 거닐다 나 자신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찾은 여정을 작품에 담았다.
While walking through an old palace, I discovered the real ‘me’. At some point, I was captivated by the old palace, which on the outside showed off the appearance of a peacock with colorful feathers, but on the inside followed strict rules. There, the freedom that felt like spreading your wings and flying away at any moment coexisted with the contrasting control and discipline.
So is our life. You always want to try new things and yearn for freedom, but you can't enjoy anything without the self-control that whips you. The need for stronger control in order to be free may seem contradictory at first glance, but its two-faced nature is quite attractive.
There was a time when I tried to figure out who I was. I wanted to tell you who I am simply and clearly. But when I tried to express myself in one sentence, everything became complicated. I suddenly realized this while walking around the old palace. Just as the old palace has the duality of freedom and control, I also have two-faced and multifaceted fragments gathered and piled up to become the ‘me’ I am today that cannot be defined in a word.
In life, there are times when contradictory and conflicting pieces become so intricately intertwined that it is difficult to determine their identity. At such times, we dive into that complicated thread and face the whole situation head on. The thread I encountered like that was ultimately a story I created. I wandered through the complicated story I created for myself and found the real ‘me’ in an old palace. The work captures the journey of suddenly finding inner peace and stability while walking through an old palace.